여행

3박 4일 모로코, 이틀간 서핑캠프를 해보다

이지키 2024. 8. 31. 12:53

느닷없이 내가 모로코에 가게 된 이유.

스위스 다음에 어디가지 어디가지 갈피를 못 잡다가 드디어 꽂히는걸 발견했다.

서핑캠프.

덕택에 아웃오브안중이던 포르투갈에 가게 생겼구나 하는데 가고 싶은게 생리 예정일이랑 겹치고 일정이 붕 뜨자너,,

그렇게 찾게된 대안이 있으니 바로.. 모로코

https://www.booksurfcamps.com/ (예약은 여기서!)

그리하여 나는 밀라노 베라가모 공항에서 모로코 마라케시 공항에 가는 비행기를 예약하게 된다..

나 여기서 또 지랄발광 하나 했잖아

베라가모 공항은 생각보다 사람이 많았고 보딩패스가 모로코라 그런가 왠일로 온라인 체크인이 안돼서 기다렸는데

겨우 내 차례 됐더니 뭐? 이미 게이트가 닫혀?

그 때부터 입 안이 타들어감... 그리고 존나게 달렸다 그냥

접때도 벨기에에서 올 때였나 이 짓을 한번 했었는데요...

이번엔 강도가 더 극강이여서 진심 뛰어가다 심장마비 오는건 아닌지;;;

근데 여기서 비행기 놓치면 콜택시랑 다 망하넌거거덩... 난 간절했다

그래서 짐 검사 줄도 그냥 앞사람들 다 제치고 마구 감,,,

그랬더니 15분만에 게이트 가드라;;; 물론 난 사망 직전이였음

착륙하니까 박수치던 몇 안되는 비행ㅎㅎ

마라케시 공항은 쌈박했다.

야자수 막 많고 제주도인가

그리고 당연하게도 엄청 뜨거웠다.

공항은 밀라노와 달리 아주 한적했는데 비자 체크하면서 직원한테 한국어 도배된 구글맵 보여주니까 동료랑 낄낄댐ㅡㅡ

모로코의 인상을 이렇게 만들래?

그리고 나갔는데 택시 기사 안 보이고 와파 안되고 이제 아프리카라 유심도 안되네..

유심 사려다가 마지막 희망으로 공항 밖 나가봤는데 내 이름 발견하고 나도 모르게 환희의 비명을 지르며 기사님 안을 기세로 뛰어감ㅋㅋㅋ

이 기사님은 서핑캠프에서 불러준 콜택시고 값은 나중에 서핑캠프 측에 따로 지불해야 한다.

몇 시간이고 펼쳐진 풍경..

난 몰랐지 가는 길이 이렇게 멀줄은...

근데 기사님 너무 착해가지고 막 한번 그냥 훌쩍이면 휴지 주심;;;

단 영어가 안돼서 소통은 파파고로..

그리고 앞 차 느리면 엄청 바짝 붙어서 나 진심 똥줄이 탔다

이것은 차후에 다시 마라케시로 오지 않기로 하는데 큰 영향을..

중간에 들른 곳들은 아무래도 관광객을 물어다는주는걸로 커넥션이 있어 보인다.

뜬금없이 아르간 오일이 유명하다고ㅋㅋㅋ 어떻게 만드는지 알고 싶녜

얼결에 예스 해서 들렀고여 립밤이나 하나 살까 했는데 200디르함이라길래 말었음

허나 생각해보면 진심 나쁜 맘 먹어도 이상할게 없는 상황인데(난생 처음 아프리카에 혼자 온 동양 여자애가 택시 타고 뭣도 없어 뵈는 곳에서 택시 타는중..) 이 정도 사기(?)쯤이야 깜찍한 수준 아닌가

 

도대체 바다는 어디 있는걸까 암만 둘러봐도 사막 뿐인데..

했는데 정말 바다가 거짓말처럼 나오더라고요

바다에 사람들도 진짜 많고 막 낙타 다니고... 왕신기

숙소 가는 길을 낙타가 막고 있음;

그리고 숙소 도착했는데 리셉션이 안쪽인지 모르고 첨에 엉뚱한데 델다줬나 식겁했다잉

메인건물에서 조금 떨어진 새로 지은 건물로 안내 받았는데 나름 정말 호화스러워 이곳과는 영 어울리지 않는달까

아흐메드라는 서핑강사 브라더가 안내 역할인데

슈퍼 프렌들리 그 잡채엿음 진짜, 영어도 잘하고

이 지역 언어는 베르베르어지만 아랍어, 프랑스어도 한다고.

리셉션에는 이런 풀장도 있음!

제가 여기 또 이거 때매 온게 아니겠어요? 수영장!

딥따 차갑다ㅋㅋ

그리고 사촌형제가 또 주방장 역할이라 저녁 해줬는데 나 진심 감동 먹었다ㅜㅜㅜ

 

문제는.. 파리가 이렇게 달라들어도 괜찮은걸까

모기장이랑 드라이기만 있었으면 여긴 완벽한 곳일거야.. 그치?

나중엔 서핑 강사님이 해바라기씨 같은거 줬는데 내가 껍데기 안까고 통으로 입에 넣자 거기 여자애들이랑 웃고ㅋㅋ

흥겨운 음악에 맞춰 젬베를 치시고 카드게임(봉쥬르마담!)을 하는 우리 몬가 비현실적이었다.

나중엔 거기 가족들이랑 막 불어로 얘기하고 하니까 나는 어색해져서 이제 가야지 하고 나왔는데..

숙소 가는길 아무것도 안보이고 뭔가 동물들이 있음;;;; 무서워서 지릴뻔

쉽지 않구나 모로코! 

 

다음날 아침.

밥 달라고 가서 얌전히 기다렸더니..

그렇다 여기는 조식도 쩔었다.

아니 무슨 잼을 종류별로 주나요

그리고 다 수제같아ㅜㅜ미쳤냐고 앙

사랑을 담아 요리 한다더니 진심이였네 그 말이

 

점심은 어제 치킨 뭐시기 휴게소에서 산거 남은거 먹고 서핑하러 나갔다.

아 근데 느낀게 숙소에서 먹는데 옆방 게스트 부부 만났거든?

남자분만 말을 거시더라고.

여긴 진짜 여자는 낯선 사람이랑 말도 못하는건가..

같은 모로코 사람이여도 어떤 여자는 히잡 둘러쓰고 어떤 여잔 또 비키니 입고 이러니까 모르게씀

쨋든 친절하게 백향과 에이드?ㅋㅋ같은거도 줘서 잘 먹었네

이제 가보자! 서핑하러

이스마엘의 서프스쿨!

후기는

아아... 너무 재밌고 졸라 힘들었다...

일단 서핑수트 입는게ㅋㅋㅋㅋ 이렇게 힘들었던가 원래

그래서 이거 입는것도 그렇고 보드 옮기는것도 걍 다 도움 받음;;;

그리고 쪼리 벗어놓고 가다가 진심 발바닥 화상 입을거 같아서 황급하게 돌아옴ㅋㅋㅋㅋ

내가 막 my feet is burning 이러니까 거기 계신 분 막 웃고

여튼간에 서핑 말이여

확실히 한국 파도가 약했던걸까?

패들링이 진짜 중요하긴 한데 파도 셀 땐 그것도 필요없다 그냥 자동 발사여

진짜 엉덩이 부딪히고 물 먹은 건 말할 것도 없드아..

그래도 나 혼자 일어서고 하니까(고작 2번일지라도) 이게 힘들어도 이 악물고 파도 오면 기를 쓰고 올라타게 하는 마력이 있단 말이야?

 

숙소 가서 재정비하고 나옴.

근데 레슨이 3회가 아니였어..?

나레기놈 대체 또 뭔 짓을 해놓은거냐..

그리고 뱅기값 알아보는데 50..? 말이 되냐...

문제적 항공편

그냥 런던 갈라니까 여기는 아프리카란 사실을 내가 간과했던거다.

어째야 되나 머리가 터질 지경이었는데(그 와중에 또 모로코 아저씨가 막 버스편 찾는거 도와줌ㅋㅋ)

마드리드에서 런던 가는게 졸라 비싼걸 발견하고는 그냥 눈 딱 감고 결제했다...

여기가 포르투갈보다 훨씬 싸서 왔는데 이럴거면 그냥 포르투갈에서 서핑했지;;;

그래도 밥은 참 진수성찬이란 말이야

하는 수 없이 하룻밤만 더 묵고 돌아가기로 결정

넘나 호화스러웠던 프라이빗 숙소에서 짐을 챙겨 메인 건물로 갔다.

조식 너무 푸짐해서 반만 줘도 된다니까 그대로 주는 혜자 셰프님..

길 가는 길에 마주쳐서 좀 대화했는데 내가 이름 다시 물어보니까 막 귀엽게 분노해서 당황ㅋㅋ

그냥 여기 삼형제가 다 천사임

크게 될 사람덜..

수영하니까 좋드만

근데 날이 전날보다 좀 추워서 더는 못하겠드라ㅋㅋ

덜덜 떨며 나옴

개헤엄을 치고 싶어서 도전해봤는데 입수만 함;;

공항 가는 버스 정류장 찾으러 나섰는데 무슨 간판도 없음..

허나 비행기 놓칠 뻔한 전적이 있던터라 결국엔 택시 불러달라 함

서핑 갔는데 오늘은 더 힘들었음

그리고 보드를 절반은 내가 끌고 갔는데 도저히 안되겠던데..

대체 다들 어떻게 들고 가는거냐

이거 때문에 서핑을 못할거 같다 나ㅜ

나름 2일찬데 썩 실력이 는 것 같지는...

파도도 어제보다 세서 걍 아주 사투를 벌였지 모

거의 탈진 상태로 망고 아이스크림을 줍줍하며 터덜터덜 걸어오는데

그 순간이 왜 그렇게 만족스럽던지.

 

 

 

그동안 저녁으로 나온게 타진이란걸 알게 됐다.

근데 압델꺼가 더 맛있누? 여기 별점 되게 높은덴데

영업은 하나 싶었던 가게에서 나 들어왔다고 되게 힙한 노래 틀어주던 초연하던 사장님.

호스텔에서 내가 앉아있으니까 아흐메드가 와서 대화 좀 나눴는데 내 선글라스 고쳐줌

버려야지 하고 있던걸 마침 한짝 잃어버린 귀걸이를 이빨로 휘여가지고는 고정시켜줬다ㅋㅋㅋ

진심 놀랍고 귀엽고 또 고맙고 대단했음

망가진 두 물건을 어떻게 그렇게 활용할 생각을..?

사실 그냥 왔다 가는 손님일 뿐인데 이 곳 삼형제가 진짜 너무 잘해줬다

 

그리고 저녁은 여기서 먹음.

쿠스쿠스 먹고 싶었는데 이스마엘이 꼭 여기서 먹으라고ㅋㅋㅋ

내가 메뉴판 들여다보고 있는데 깜짝 놀래켜서 내가 한국어로 놀래니까 재밌다는 반응이였음ㅋ

저녁에는 이스마엘이 맥주도 한 캔 줘서 같이 기념사진 찍구서 놀았다.

 

다음날 늘 그렇듯 알람이 울리기도 전에 깼다.

8시 택시를 타기 전에 짐도 챙기고, 먹을 것도 사고.

킷캣은 여기도 비싸더라고.. 6디르함

그래서 2디르함짜리 과자들로 캐쉬 털기.

역시 가장 먼저 일어나 일을 시작하는 아흐메드.

간밤에 이스마엘한테 요번 택시비는 안내도 되지만 마라케시에서 올때 탄 택시비는 내라는 디엠을 받았다.

근데 카드는 안 받는다고;

엄청 난감해하더니 겨우 송금에 성공했다;;;

 

의외로 에사우이라에서 영국 가는 사람들이 꽤 되드라고.

느그들도 다 50만원씩 주고 타는거냐 이 비행기..

모로코 있으면서 저 사람은 서양인일까 모로칸일까 헷갈리는 사람이 꽤 됐는데 막상 영국인 보니 의심의 여지가 없이 저들은 서양인.

가는덴 3시간 정도밖에 안 걸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