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상

[18주차]런던프라이드, 본격적으로 여름을 즐겨봅시다(7.1~7.7)

이지키 2024. 8. 18. 17:27

브리티시 서머 타임 줄여서 BST(bts 아님 주의)에 가는 길.

토욜에 출발하니께 서두를 필요가 없어서 좋구마는.

시작은 좋았으나 기차가 딜레이되면서부터 일정이 꼬였다.

원래 계획대로라면 12시에 도착해서 릴리네 집에 짐 맡기고 1시까지 런던 센트럴 도착이였는데..

갈아타는데서부터 벌써 사람들이 프라이드 간다고 미어터짐,,

그렇습니다. 영국은 그야말로 프라이드 시즌 

예정시간도 모른채 무한정 대기타다 35분 후에 탈수 있었다.

근데 내가 놓친건지, 내려야 하는데서 기차가 안멈추는거임ㅋㅋㅋ

자리에서 벌떡 일어나 자리까지 양보했는데 그대로 워털루역까지 가버림;;;

어째 다시 안 앉을거냐고 굳이 물어보더라고ㅋㅋㅋ

 

짐이 무겁지만 릴리집 들리면 너무 지체되고 돈도 더 드니까 그냥 온 김에 바로 프라이드를 가기로.

근데 온 런던이 축제 분위기 진짜,,

 

트라팔가 광장쪽 가니까 여기저기서 공연하고 걍 분위기 오졌음.

그리고 행진이 있는 피카딜리 서커스쪽 가잖아?

걍 움직일수가 없음...

 

골목 샛길에서 설랴 오기만을 기다렸다.

그나저나 여기서 저번 윈더미어에 이어 인생 두번째로 번호를 물어왔다..

걸터 앉아서 사람 구경하는데 어디선가 누가 어물쩡하게 다가와 말을 거는거다.

내가 읭?하게 보니까 인사하러 왔다고.

신기해서 뚫어져라 쳐다봄ㅋㅋㅋ

당시 내 몰골로 말할 것 같으면 

바람이 존트 불어서 담요로 다리 싸매고 선글라스에 타마가 준 오버핏 맨투맨을 입고 있었다.

그니까 그 잘나고 이쁜 사람들 천지인 곳에서 나는 전혀 번호따일만한 거시기가 아니였단 말이다

생긴것도 멀쩡해가지고 당최 이해가 안가네.. 사기일 가능성도 꽤 크다고 봤다ㅋㅋ

 

데이터도 잘 안돼서 설랴는 두시반쯤 겨우 만났다.

그리고 만나자마자 봇물 터진듯이 입을 개텀ㅋㅋㅋ

전부터 레즈인거 알아서 프라이드기도 하고 자연스럽게 성정체성에 대해 얘기를 많이 했는데 정말, 아주 많이 흥미로웠다.

그리고 애가 진짜 너무, 너무 괜찮다.

인스타에서 텐션이 넘사라 쫄았는데 실제로 만나면 진짜 너무 괜찮단 말야ㅜㅜ

설랴 너무 조아ㅜㅜㅜ

 

섭웨이 먹고 길거리 공연 살짝 보고는 비앳원 가서 춤추고,

춤추는데 약빤 홍콩남이 접근해서 술 사는 틈에 삼십육계 줄행랑ㅋㅋㅋㅋㅋㅋ

비앳원 2차 때리고 차이나타운 가서 저녁먹고는 피크닉까지 했다><

그리고 그날의 하이라이트..

킷 코너 배우님 등짝

 

 

ㅋㅋㅋㅋㅋㅋ개미쳤냐고 진짜ㅋㅋㅋ

프라이드 행진할때 트럭 전광판으로 하트스토퍼 나와서 반가웠는데 니가 왜 거기서 나오는거야ㅜㅜ

더 감동인건 내가 눈 반짝거리며 수줍게 "아이러브하트스토퍼.."

이러니까 드라마에서 본 딱 그 미소로 "땡큐" 함..

스타일부터 이어폰끼고 그냥 아무렇지 않게 거리 활보하며 걸어가는게 너무나 대박적

첨에 설랴가 발견해서 설마설마 했는데 진짜였음.

그리고 우리가 개흥분한거 보고 어떤 게이가 너무나 게이스럽게 축하해주더니 사진 보여주니까 진짜 개빠르게 뛰어갔닼ㅋㅋㅋ끝까지 하이틴 찍을래 진짜

 

돌아가는 길은 내가 이제 지쳐서 지하철에서 텐션이 확 떨어졌는데

설랴가 계속 상태 살피고 어색하지 않게 이야기 꺼내줘서 것도 넘 고마웠다.

그리고 릴리는 굳이 괜찮다니까 마중을 나와서 나는 혼자 있을 수가 없었다ㅋㅋㅋ

쨋든 이마저 너무 사랑스럽고 고맙지 아니한가ㅎㅎ

기대 그 이상, 이상으로 즐거운 하루를 보내버렸다.

 

 

bst 끝난 다음날.

1교시부터 듣는건 무리수였고 2교시부터나 듣자 했는데 졸라 달렸으나 5분 차이로 기차 놓쳤다.

그래서 그냥 맘 비우고 괜히 코치 스테이션도 가봤다가 그냥 4만원 주고 다음 기차 탔다ㅎㅎ

신입생 맞이한다고 땜빵으로 보이는 샘이 수업중이셨다.

해놓은 밥이 있어 그거 카레랑 먹고 스터디하고, 짐에도 갔다.

미토카, 마유, 조지아도 있었움

저녁은 비빔밥 푸지게 먹었다.

 

학생들이 대거 몰려오면서 반이 또 바꼈다.

근데 선생님이.. 왤케 잘생겼냐ㅋㅋㅋ

브리티시는 아닌거 같은 억양에 호기심을 주체 못하고 국적 물어봤는데 헝가리안 브리티시라고 함.

그러나 여전히 pure(?) british는 아닌거 같은게 왜 스페인 억양이 느껴져ㅋㅋ

근데 사람 눈 진짜 다 똑같은게 타마한테 잘생겼다 그러니까 동의하고 베아는 먼저 he's so hot이라며ㅋㅋㅋㅋㅋ

요번에 17살이라는 디에고도 타마랑 같이 얘쁘다고 찬양ㅋㅋㅋㅋ

크리스티안 선생님이 37살 정도라 치면 얘는 17살이고 내가 27살..

ㅋㅋㅋ내 또래만 없는 아이러니

그리고 저는 루이자 찬양도 하고 싶습니다!

사실 오늘 chi365 설명한다고 루이자는 수업 날로 먹었지마는ㅋㅋ 오자마자 은밀히 괜찮냐면서 물어봐줘서(기차 핑계댔고여) 진심 감동ㅜ.ㅜ

끝나고 스터디하고는 또 기빨려서는 좀 누워있다가 세제 사러 나갔다가 돌아와서는 짐 갔다

커리 먹었슴돠

 

담 날은 눈 뜨니 9시.

당연히 지각ㅎㅎ..

아침을 제대로 못 먹어서일까

두통의 조짐을 느낌

그래서 약 챙겨먹고 교회모임 나감ㅋㅋ

왜냐면 오늘 가든에서 공연 보기로 했딴말야

갔는데 타마도 없고 학생이라곤 나뿐..ㅋ

어색했지만 수핑이 나 챙겨주고 나중엔 제니랑 있었는데 한국어 이름 발음한다고 겁나 웃겼음

아 진짜 제니 겁나 조아

 

타마도 만나서 제니 친구 집 들렀다가 한 픽업해서 도착!

리즈브루스랑 제니 친구도 와있었음.

근데 내 컨디션이 메롱..

차만 타면 잠이 쏟아짐

게다가 가죽 자켓으로는 부족한 바람(gale?이라고 하는류의 바람)이 휘몰아쳐

그래도 날씨는 좋았는데..

먹구름이 몰려오고 한 어깨가 쑤시더니ㅋㅋㅋㅋ

비가 내리기 시작^^

잠시 빌리지 둘러보고 다시와서는(저는 다시 잠들었고여)

날씨가 또 개서 챙겨온걸 다들 푸는데

미쳔ㅜㅜㅜ

하나하나 다 맛보고 싶었지만 컨디션+진심 배가 너무 부른거다

키쉬는 참말로 맛있었다잉

그리고 비가 쏟아지기 시작

ㅋㅋㅋㅋㅋ진심 장대비가

그 상황이 어이없어서 타마랑 나랑 뻘하게 터짐

근데 이 노장들은 나보다 더 튼튼한거 같엉

허나 브루스는 조금만 움직여도 숨이 가빠서 차에만 있어가지고 애잔,,

타마는 너무 실망했지만 거기서 2시간 기다리는건 에바였어..

결국 courgette quiche만 잔뜩 먹고 돌아왔다고 한다ㅎㅎ 

이 날은 겨울이더니 다음날은 또 여름이더라?

쉬는시간 같은때는 좀 외롭다.

물론 타마가 있지만 넘 나랑만 노는 거 같아서..

게다가 오늘 짝이였던 루이스랑 베아 이렇게 셋이 합이 좀 안좋았던거 같음,,ㅎ

근데 쉅 끝나고 웨이트로즈 가는길 날씨가 또 개화창하니까 금새 기분 조아짐요 껄껄

 

 

그리고 방에서 혼자 공부하는데 기분 나아지는거 보면 역시 난 씹내향

스터디 하는데 초이님 많이 지치신듯..

외향인이신분이 종일 그렇게 혼자 시간 보내면 힘들만두ㅜㅜ

저도 차라리 뭐 배우는 수업이 좋은데 오늘같이 루이자가 특별활동으로 롤플레이같은거 준비해오면 유럽애들만 떠들어서 별로에여,,큽

왠열로 시간이 널널해서(아마 스터디를 빠르게 끝내서인듯) 빨래하고 짐갔다 한국어수업하고 옴

 

토달볶에서 밥을 빼면 아침이 됩니다
이 날 수업은 모 나쁘지 않았다.

크리스티안 시간엔 패스더볼 같은 게임을 했는데 타마가 활약했고 베아가 타마를 짱 조아하는게 보였다ㅎㅎ

옆에 있는 사람을 편안하게 하는거, 그거 진짜 부러움.

내 짝은 엠마랑 리아였는데 왤케 알아먹기가 힘든지..

엠마는 애 되게 괜찮은데 벌써 오늘이 마지막날이라 하고ㅋㅋ 리아는 애가 살짝 독불장군(?)스러운 면이 있음.

언제쯤 괜찮은 독일애를 만날 수 있을까요..?ㅎ

루이자 시간엔 짝 섞어서 나, 리아, 폴이였는데 폴 얘가 리아가 얘기할때 막 딴청을 피우는거임;;;

그러더니 내가 얘기할땐 되게 집중해주고 내가 한국에서 온거, 서울도 알고 있어서 초큼 놀랐음.

다른건 몰라도 옷을 되게 잘입더라 악세서리도 이거저거 매치하고 하이틴 남주 친구(?)스러움.

응 그래봤자 17살^^

그리곤 편지글 쓰기 하는걸로 수업 땡치기.

 

점심 먹으려는데 부엌이 날개 달린 개미로 테러 당함..

마침 베아 있어서 말했더니 폴한테 받은 약 오지게 뿌려줌ㅋㅋㅋ고마워

또 비빔국수 말아먹고 초이님은 포츠머스 가서 가히님이랑만 스터디.

그리고는 빨래를 하고 이불을 트롤리에 말려놓은뒤 짐이랑 웨이트로즈를 다녀왔는데..

내 이불 어디갔냐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다행히 새거 받았는데 어떤 미친노미ㅋㅋㅋ

그리고 연극 보러 재출동!

이런 구조물을 퍼골라라고 부른다

이쪽으론 안와봤는데 너무 아름다웠어ㅜㅜ

도저히 수요일과 같은 주라곤 믿을수 없을만큼 이번엔 좋은날씨였다.

그리고 제니는 사랑입니다..

 

개풍요롭다 진짜

 

이번에도 제니 친구가 함께 했다.

제니 이웃집 사는 루마니안 커플인데 첨 듣는 동유럽권 영어발음에 당황쓰..

여튼 나랑 타마가 현금 없어서 핫초코 못먹는다고 하니까 돈 막 가져다주고

오랫동안 바래왔던 애기가 생겨서 그런지 참 행복해보였음^^

관객의 90프로는 노인이였음ㅋㅋ

이 동네 사람들이 불금을 보내는 방법이로군.

이 아름다운 풍경을 뒤로 마이크도 없이 연극이 펼쳐지는대 그 자체로 참 진기한 경험이 아닌가.

비록 내용은 1도 못 알아먹었지마는..

how are you in yourself, how perceptive you are라고 하는데 그게 왜 웃긴건지ㅎ

 

돌아가는 길엔 제니가 손에 이거저거 쥐어주고

기숙사 앞에 또 일본애들 진을 치고 있고 초이님도 있었음.

타마와 나는 항상 함께 있다며ㅋ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