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

독일남부 여행기 2편 옥토버페스트에서 디지게 혼나고 돈 번 이야기

이지키 2024. 9. 20. 14:26

길가에 늘어선 사람덜

뮌헨 버스 터미널에서 내려 언니들을 만나기로 한 약속 장소로 ㄱㄱ

근데 거리에서 무슨 행진하는거 본다고 사람들이 얼마나 많은지

뭐 대단한 걸 하는 것도 아님ㅋㅋ

퍼레이드 내용보다도 나는 이 뮌헨 시민들은 죄다 기어나온 것 같은 풍경이 참 이색적이고 압도적이였다.

 

 

인파를 뚫고는 겨우 언니들이랑 상봉><

쟈철 타고 얼마 안 가면 옥페 장소에 도착한다.

백팩은 맡겨야 하는데 사이즈 별로 가격이 다름.

근데 이게 맡아주는 사람 눈대중으로 판단이라 이유는 모르지만 내 칸켄백은 저렴이 당첨ㅋ.ㅋ

그리고는 대환장 옥페 현장 입.성.

 

옥수수 사먹는 중ㅋㅋㅋㅋ 딱히 먹음직스런게 없어서

원래는 여자는 드린들, 남자는 레더호른이라 하는 전통의상 빌려다 입으려 했지만

가격 대비 너무 퀄이 떨어져서 대충 입던거 입고 갔다ㅋ쿠ㅜ

근데 날씨가 9월 치고는 너무 더운거다

영국도 때아닌 늦더위가 찾아오더니 전유럽적인 현상인가 봄

(그리고 이 해 겨울 뮌헨은 기록적인 폭설 당첨.)

사람도 미어터져서 정신 못 차리고 돌아다니다가 유명해 보이는(독일맥주알못) 빅텐트에 들어갔는데

ㅋㅋㅋㅋ거긴 더 난리야

 

그리고 거기서 사건 하나가 터졌다.

이 곳 주문 방식은 대충 빈 자리 앉아다가 돌아다니는 서버를 붙잡고 주문.

테이블에 놓인 메뉴판떼기 보고 대충 슈바인학센+1인1맥주를 시켰다.

근데 이게 주변 개시끄러움+독일인 서버의 엑센트 폭격 대환장 콜라보로 인해 오류가 생긴 거시다.

1인1슈바인학센이 왔다....

 

한두푼도 아니고 도저히 이걸 다 먹을 순 없을 것 같아서 이거 아니라고 했더니

서버가 "오 디스 이즈 리디이큘러어스!!!"

이러더니 막 나한테 불같이 화를 내는 것이다.

아니 뭐 미안해 할 틈도 없었음ㅋㅋㅋㅋㅋ

대충 이런 상황

 

그러더니 잔돈을 집어 던지고는 씩씩거리며 떠났다.

초유의 사태에 나는 슈바인학센이고 뭐고 맥주 마시며 축제의 분위기를 즐길 생각이 싹 가셨다.

웃긴 건 이 난리가 나도 워낙 주변이 시끄러워 티 하나도 안 나고 옆으로는 여전히 웃고 떠드는중ㅋㅋㅋ

그런데 헤윤스가 진짜 고맙게도 나보다 더 열을 내며 애초에 이 시끄러운 상황에서 대충 수기로 주문받는 것부터가 잘못인데 본인이 꼼꼼히 확인 했어야지 저렇게까지 무례하게 하냐며 기분 나빠서라도 음식 돌려보내길 잘했다며 날 격려해주었다ㅜㅜㅜ

덕분에 힘을 얻었어용

이 와중에 옆에 비엠더블유에서 오래 일했다는 이탈리아 할아버지가 드시던 프레첼 권하심ㅋㅋ

 

여튼 간에 언니 덕에 힘을 얻어 남은 옥페를 즐길 수 있었당.

광경은 위에서 내려다보면 더욱 더 장관, 정말 규모가 어머어마한데 평소에는 허허벌판이라는게 놀라울 따름.

이 날은 그렇게 낮 동안의 옥페의 광기를 보았고요(이미 만취한 사람들 한가득)

다음날은 밤의 옥페를 즐기러 다시 축제장으루.

놀이기구도 하나 탔다

자이드롭 같은거ㅋㅋ

올라가서 보는 야경 죽이고여

옆에서 허세부리던 유럽 청년들도 막상 올라가니까 졸라 무서워하더라ㅋㅋㅋ

개무섭고 진짜 넘나 짜릿했다

 

여전히 먹을 건 없어서 살몬샌드위치 대충 먹었는데 딱 보이는 그대로의 맛이어요..

이 날은 올바르게 주문 잘 하고ㅋㅋ

벤치에 앉아있는 사람은 거의 보이지도 않고 다들 벤치 위에 올라가 있거나 테이블에서도 올라가 노는데 우리는 얌전히 앉아서 맥주나 마시며 이 신기한 광경을 구경했다.

몇 모금 마셨을까 옆에서 놀던 고깔 모자 쓴 스위스 아저씨가 테이블 넘어오다가 넘어져서 우리 술 엎고 내 선글라스 부러짐...ㅋㅋㅋㅋㅋ

부러진 선글라스 허망하게 보고 있으니까 옆에 다른 외국인은 혀 끌끌 차며 여기서 이런 일은 다반사라구... 어쩌겠노

근데 스위스 아저씨가 엄청 미안해하며 맥주 새거 시켜주고 취한 와중에 선글라스 값도 변상해줬땈ㅋㅋㅋ현금 박치기루다가

나중엔 같이 막 사진도 찍으며 화기애애ㅋㅋㅋ월드피스의 해답=비어

이거 양도 장난 아닌데 도수도 더 높다더니 나 진짜 맥주 마시고 취하긴 첨이다 야

나중엔 취기 올라서 나도 의자 위에 올라 서서는 되도 않는 노래 따라부르며 열창했다.

어떤 남녀가 나한테 막 쿨하다며ㅋㅋㅋㅋ 손키스 날려줘서 나도 화답했다

돌아가는 지하철 안에서도 독일 아저씨들이 막 우리 보면서 웃더니 같이 사진 찍자 그르고

하여튼 옥페 존잼이네?

가보는거 추천합니다ㅋㅋㅋ

어디서도 못할 진귀한 경험 여럿 하구 옴

 

호텔 돌아가서는 비몽사몽한채로 잠 듦.